"금융당국은 감독이고, 나는 배우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메가뱅크(대형은행간 합병)'에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의 소신인 메가뱅크 작업의 주도권은 금융당국에 맡기는 한편, 산은 민영화의 방향을 4월 중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출입기자 상견례를 열고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14일 취임식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던 강 회장은 이날도 메가뱅크나 민영화, 연봉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가급적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메가뱅크와 관련, "정책당국이 정할 사안이고, 내가 말을 하면 언론에서 '후배 하는 일에 선배가 말뚝을 박았다'고 쓸 것"이라며 "당국이 결정한 사안은 생각이 있어도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산은 민영화에 대해서는 "밖에서는 아무 말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안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된 뒤에는 다르다"며 "어떤 방법이 좋을지 생각 중이며, 4월에 워크숍과 확대 간부회의를 열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그러나 "해외에 길이 있다"며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고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았다"며 "우리는 유목민의 유전자(DNA)를 가진 민족이며, 역사적으로 해외 지향적일 때는 번영했지만 대내 지향적일 때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글로벌화에 힘써야 하며,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외에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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