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가 봉급생활자 보다 세금에 대한 이해도는 높으면서도, 실제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비율은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조세연구원 박명호 연구위원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의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납세의식 추이'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및 사업주 가운데 조세제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비율은 45.1%로, 비자영업자(봉급생활자ㆍ38.8%)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조세연구원이 2008년(2,339명)과 지난해(2,200명) 두 차례 25~64세 일반 국민들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그러나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영업자(69.9%)나 봉급생활자(70.9%)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실제로 소득 축소신고나 탈세 행위가 없었음을 의미하는 납세 순응행위 조사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점이 도출됐다. 봉급생활자의 98.1%가 실제 납세에 제대로 응한 반면, 자영업자 비율은 92.1%에 그친 것. 박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나 사업주의 경우 소득을 축소 신고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며 "지난 3년간 부동산거래 축소계약서(다운계약서)를 작성한 비율도 이들 계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들은 부가가치세율이 얼마인지는 대체로 잘 알고 있는 반면, 다른 세금 관련 제도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부가가치세율이 10%라고 답한 비율은 63.9%였으나, 양도소득세 부과시 고가주택 기준이 9억원이라는 걸 아는 비율은 16.1%에 머물렀다. 구매금액에 상관 없이 현금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42.2%에 그쳤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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