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유치 경쟁이 치열한 부산과 밀양에서 '신공항 건설이 꼭 필요한가'라는 또 다른 논쟁이 한창이다. 국토연구원 추정 공사비 10조원의 대형 국책사업이 지역민들마저 효용성에 고개를 내젓는 애물단지가 된 것. 유치 경쟁에서 시작한 갈등은 또 '인천공항마저 죽인다'는 수도권 정치인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영남권 정치인의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졌다.
23일 밤 11시 5분 방송하는 KBS 2TV '추적60분'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동남권 신공항에 얽힌 논란을 집중분석한다.
취재진은 각각 최적지라고 주장하는 부산과 밀양 현장을 찾았다. 유치 경쟁은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고, 시민은 물론 지역구 의원들까지 홍보전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막상 토지가 수용되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밀양주민과 환경이 악화되어 어업을 할 수 없는 가덕도 주민들은 입장이 다르다. "바다 가서 하루하루 벌어먹는데 그거 들어온다 하면 고기 못 잡고 보상 받아봐야 뭐 할까." 이들은 공항이 들어서면 생업을 잃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모두가 뛰어든 유치전에 반대 의견조차 적극적으로 낼 수 없는 사정이다.
이런 와중에 신공항 무용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김형오 전 국무총리는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영남권은 무용론 발언을 한 정치인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과연 경제성이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14개 지방공항들을 살펴보고 무용론의 배경을 살펴봤다. 지자체에서 발기ㆍ추진해 정부가 끌려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형국책사업의 근본적 문제점도 파헤쳤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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