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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들 목카드, 스마트폰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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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들 목카드, 스마트폰으로 잡는다

입력
2011.03.2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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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20일 오후 9시께 경남 김해시 장유면의 한 사무실에 차려진 도박판. A(45)씨는 이날까지 8,000만원을 잃었다. 그는 20대부터 도박에 일가견이 있었지만 B(53)씨를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경찰 수사결과 B씨는 카드 뒷면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특수잉크로 카드 모양과 숫자를 표시한 일명 목카드를 사용했다. 클로버는 'X', 다이아몬드는 'V' 등으로 모양을 표시하고 그 밑에 숫자를 적어놓는 식이었다. B씨는 이를 볼 수 있는 콘텍트 렌즈를 눈에 끼고 상대방 패를 보면서 초반에는 의도적으로 돈을 잃어주다가 판을 키운 후 판돈을 싹쓸이 했다.

경찰에 따르면 목카드를 사용한 사기도박 적발 건수는 한 해 100여건에 달한다. 그러나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장비가 있어야 목카드를 감별할 수 있기 때문에 감별을 포기하거나 도박 현장에서 압수한 카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국과수가 24일 사기도박 카드 식별용 스마트폰 앱 '치트 파인더'(Cheat Finder)를 개발해 목카드를 손쉽게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의 아이콘을 클릭해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뒤 사진을 찍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특수잉크로 표시한 내용을 보여준다. 이 모든 과정은 채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특수잉크의 종류와 상관없이 판별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잉크든, 적외선에만 반응하는 잉크든, 특수잉크가 칠해진 곳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국과수 문서영상과 이중 영상분석실장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잉크가 묻은 부분은 빛이 산란되는 정도가 다른 부분과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면서 "이를 잡아내는 게 핵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초기 전문가들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적외선이나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특수잉크 자국을 어떻게 가시광선 영역만 담아내는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느냐는 것. 그러나 이 실장은 특수잉크가 보이는 미세한 차이를 확인했고, 연구원 5명이 달라붙어 4개월 만에 프로그램을 완성해냈다.

이 실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목카드로 검색하면 판매처만 수백 개가 나온다"며 "도박을 하는 것은 나쁘지만 이를 악용해 돈을 버는 범죄는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치트 파인더를 대한민국 명의로 올해 1월 특허 출원했으며, 이르면 5월 일선 수사관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국과수는 25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청사에서 창설 56주년 기념식을 연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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