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났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졌던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23일부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친다.
매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격돌했던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이번에는 대한항공의돌풍으로 인해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다. 두 팀 중 한 팀은 최고의 무대도 밟아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번 매치는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지략 대결, 가빈과 소토의 최고용병 싸움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승부는 시즌 전 둥지를 맞바꾼 세터 최태웅(현대캐피탈)과 라이트 박철우(삼성화재)의 활약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까지 최태웅과 박철우는 전 소속팀의 간판스타였지만 이제는 친정팀을 꺾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최태웅은 신 감독과 함께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구단이 FA(자유계약선수) 박철우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호선수 명단에 빠져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됐다. 최태웅으로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삼성화재의 장ㆍ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태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도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최태웅에게 야전사령관의 보직을 맡겨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전망이다.
박철우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박철우는 삼성화재에서'우승 청부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는 새로운 팀에 동화되지 못하면서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박철우는 세터 유광우와의 호흡이 맞기 시작한 5라운드부터 공수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LIG손해보험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프로 첫 트리플 크라운(백어택ㆍ서브ㆍ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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