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군의 두 번째 정전선언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 끝날 것같다.
리비아 정부군은 이날 “오후 9시부터 즉각 휴전에 들어가도록 모든 부대에 명령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정전의 이유는 “리비아 모든 부족이 한 자리에 둘러 앉아 리비아의 미래와 평화를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전선언 한 뒤에도 카다피군은 리비아 동부에서 반카다피 시민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연합군은 정전선언이 나오자마자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축했다. 카다피 측이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한 뒤 정전을 선언했다 곧바로 반군을 공격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톰 도닐런 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20일 “카다피 군의 정전 선언은 사실이 아니거나 또 다시 어길 수 있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리비아 정부군은 아직도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정전 선언을 통해 시간을 벌며 리비아 정부군이 벵가지 등에 지상군을 투입, 반군을 진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카다피의 행방도 관심거리이다. 연합군의 잇단 폭격으로 수도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는 파괴된 상태. 시사주간지 타임은 카다피가 20일 새벽 국영TV와 전화통화로 육성메시지를 전달한 것을 두고 “이미 어느 벙커로 피한 상태일 것”이라며 “관저 지하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는 친위부대가 장악한 다른 도시로 피난했을 가능성도 있다. 카다피는 트리폴리, 벵가지 교외 등 곳곳에 지하벙커를 구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곧 결사항전을 외쳤던 카다피가 해외에 망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 측은 일단 “물러날 뜻은 없다”며 자신의 지지자로 하여금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벵가지에서 평화 시위를 열라고 요구했다고 리비아 관영통신 자나가 보도했다. 실제 시위가 일어나면 반군과 민간인의 충돌이 불 보듯 뻔하고 만약 민간인이 희생된다면 이는 ‘민간인 보호’라는 연합군의 공습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카다피의 의도로 해석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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