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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다피'… 관저 맹폭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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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다피'… 관저 맹폭 당했다

입력
2011.03.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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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결의에 따른 연합군이 20일(이하 리비아 현지시간) 저녁 수도 트리폴리 남쪽에 자리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의 관저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1차 공습을 통해 리비아의 방공망을 상당부분 무력화한데 이어 2차 공습에선 카다피 국가 원수를 직접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엔 리비아 사태를 길게 끌고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아랍연맹(AL) 등 아랍권과 중국, 러시아 등이 연합군 공습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 연합군내에서도 최종 목표가 카다피 정권 축출에 있는 지 여부 등에 대해 논란이 일면서 혼란상도 나타나고 있다. 연합군의 대리비아 공격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독일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21일 아랍권의 비판 움직임에 대해 "독일이 군사적 개입에 대해 우려한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랍연맹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유엔과 아랍연맹의 입장은 하나"라며 앞서의 비판을 번복했다.

AFP와 BBC 등에 따르면 연합군의 주축인 영국의 트라팔가급 잠수함에서 일요일이었던 20일(현지시간) 저녁 트리폴리와 벵가지 서쪽 등 리비아군 주요 기지들에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는 등 미사일과 폭격기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공습으로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 행정 건물 등이 완파됐다. 리비아 국영TV도 이날 카다피 국가 원수의 관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4층 건물이 초토화한 모습 등을 공개했다.

카다피 국가 원수의 관저가 위치한 바브 알아지지야 지역은 카다피와 그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지휘 본부이자 요새이다. 이 곳은 1986년에도 미국의 공습을 받은 적이 있으나 카다피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었다. 현재 카다피 국가원수의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바브 알 아지지야의 대부분 시설이 지하화한 만큼 벙커에 피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공습 후 리비아는 즉각적인 정전을 발표한 뒤 모든 부대에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이후에도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카다피 시민군의 교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연합군은 이날 2차 공습에 대해 "리비아 정부군의 지휘 통제 센터를 폭격한 것"이라며 카다피 목표설을 부인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다음 작전은 카다피 부대의 병참지원 라인을 끊어 놓는 것"이라고 말해 추가 공격을 시사했다. 한편 카다피 국가 원수의 아들 세이프 알 이슬람은 이날 "아버지(카다피)가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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