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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위대한 탄생' 청소년층 외면 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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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위대한 탄생' 청소년층 외면 받는 이유는?

입력
2011.03.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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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엠넷의 화제작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8%의 낮은 시청률로 출발한 ‘위대한 탄생’은 지루했던 예선전 이후 멘토들의 본격적인 하드 트레이닝이 시작된 ‘위대한 캠프’가 차려지면서 상승세를 탔다. 18일 방송분은 18.2% 시청률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10, 20대 시청자들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슈퍼스타K’가 10대, 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과 달리, ‘위대한 탄생’은 나이든 시청자들에게서 호평을 얻고 있다. 왜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처럼 젊은층의 환호를 받지 못하는 걸까.

10대 20대 시청률 낮은 ‘위대한 탄생’

요즘 대세인 오디션 프로그램에 가장 열광하는 층은 10~20대 젊은이들이다. 가요, 패션 등 오디션 분야에 대한 관심도 많을 뿐 아니라, 참가자들이 동년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과 지난해 방송한 ‘슈퍼스타K 2’의 연령대별 타깃 점유율(전체 시청자를 100으로 봤을 때 타깃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 보니,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슈퍼스타K 2’의 경우 10대(남성 10.7%, 여성 14.2%)와 20대 여성(14.9%)의 호응이 컸다. 반면 ‘위대한 탄생’은 10대(남자 6.5%, 여자 9.4%), 20대(남자 3.6%, 여자 8.5%) 모두 타깃 점유율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슈퍼스타K 2’가 늦은 시간대 케이블을 통해 방송됐기 때문에 TV 외에 시청률 집계에 잡히지 않는 휴대폰이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시청층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주인공의 차이 멘토 vs. 출연자

‘슈퍼스타K’ 출연자들은 1등이 아니더라도 스타덤에 올랐다. 환풍기 수리공 출신의 우승자 허각을 비롯해 존박, 장재인, 강승윤은 프로그램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은 아직 이렇다 할 스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연있는 참가자들을 따뜻하게 감싸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 김태원이나 독설가 방시혁, 이은미 등 기성 스타의 재발견이 화제다.

‘슈퍼스타K’가 참가자들의 분투에 초점을 맞췄다면 ‘위대한 탄생’은 그들을 이끄는 멘토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옌볜에서 온 백청강, 멘토스쿨 중간평가에서 뜻밖의 1위를 한 데이비드 오 등 주목을 받은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슈퍼스타K’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포커스가 참가자보다는 멘토라 불리는 심사위원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노력보다는 독설을 내뿜는 멘토가 어느 순간 진심어린 조언을 하고 참가자들을 품는 모습이 더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슈퍼스타K’가 ‘아메리칸 아이돌’ 식의 출연자 띄우기라면 ‘위대한 탄생’은 사이먼 코웰이 출연자보다 더 유명해진 ‘브리티시 갓 탤런트’와 흡사한 형식이다.

“눈물 쏙 빠지게 혼나는 것 불편해”

누가 붙고 떨어지는가 보다 멘토가 어떻게 조련하느냐, 참가자가 얼마나 따라오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위대한 탄생’에서는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 연출된다. 학교다. 아예 이름부터 ‘멘토스쿨’이다. 참가자들은 멘토가 조언한 미션을 얼마나 잘 수행했느냐에 따라 뽑히거나 탈락한다. 이은미, 방시혁 등은 눈물을 쏙 뺄 만큼 신랄한 충고로 고삐를 죄고, 참가자들은 ‘선생님’이라 불리는 멘토들 앞에서 잔뜩 긴장하고 주눅든 모습이다. 이런 부분이 10,20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자녀를 둔 40,50대 층은 선생님 말씀 잘 들어 결국 좋은 성과를 낸다는 교훈적인 이야기와 참가자들의 노력하는 모습에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경쟁구도가 주축이 된 ‘위대한 탄생’은 스승이 끌고 간다는 한국적 정서를 한껏 끌어올린 판타지적 요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은 냉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엄격한 트레이너 방시혁이나 베짱이처럼 보여도 (남자친구가 죽은 다음 날도 공연을 할만큼)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 김윤아처럼 멘토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과 스토리를 가지고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 ‘슈퍼스타K’와는 차별화한 성공 요인”이라고 평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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