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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시골학교 야구부 창단하며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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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시골학교 야구부 창단하며 '기사회생'

입력
2011.03.2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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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에 내몰린 한 시골중학교가 지역 야구인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나섰다.

21일 오후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동중학교 강당. 조용하던 시골학교가 모처럼만에 사람들로 북적댔다. 200여명 가까이 모인 학생, 지역 주민들 사이로 건장한 체격의 청년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 선수들. 이날 열린 원동중학교 야구부 창단식을 축하하기 위해 온 손님들이었다. 학생과 주민들은 “야구 덕분에 학교가 살아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69년 문을 연 원동중학교는 도시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학생수 급감으로 폐교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까지 전교생은 모두 25명. 학교와 동창회, 지역주민들은 학교를 살릴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말 양산야구협회로부터 야구부 창단 제의를 받게 됐다. 양산시에는 중학교 야구부가 없어 야구선수를 꿈꾸던 초등학생들이 졸업 후 대부분 부산과 울산으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

김주만 교장은 “대도시의 큰 학교들도 주저할 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고 해 망설였지만 학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보고 야구부 창단을 마음 먹게 됐다”고 말했다.

야구부 창단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야구를 위해 부산과 울산으로 전학을 떠났던 학생 13명이 속속 들어와 전교생은 현재 37명으로 불어났다. 전국 각지에서도 유학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3명의 선수로 구성된 원동중학교 야구부의 감독은 한화 이글수 선수 출신의 신민기씨, 코치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지냈던 이상현씨다. 모두 양산시와 시 야구협회 등이 지원사격을 해준 덕에 훌륭한 스승을 모실 수 있게 됐다.

지역주민들도 마음을 보탰다. 기숙사가 없는 학교를 대신해 주민들은 학교 근처 빈 집을 저렴하게 제공해줬고 시내에서 전문 헬스장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야구부 학생들의 체력단련을 위해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 교장은 “학교가 사라지지 않은 것에 너무 감사하다”면서 “전국 최초의 야구특성화 학교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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