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한 상황일 수록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 한국총영사관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목소리가 높다. 교민의 안전 유지와 지원이라는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하루 20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업무를 소화하는 자원봉사자 포함 총 18명의 중심에 김정수(57) 총영사가 있다. 그는 "이번 지진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지진 다음날인 12일 영사관에는 지진 피해를 입은 200여명의 교민이 모였다.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한 모습, 그 이면에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가득했다고 김 총영사는 기억했다. 그는 "정부가 특별기라도 동원해 한국으로 데려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일종의 불신이었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바로 전 직원을 모아놓고 교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정부에서 특별기를 동원할 계획이 없다는 것, 현재 십여 명의 직원으로는 100% 만족하는 지원에 무리가 있다는 점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김 총영사는 "대부분의 교민이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교민들이 서로 양보를 하고 자진해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이 많이 성숙됐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또 김 총영사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모두가 고생했지만 특히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공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진 이후 영사관 내 4대의 전화가 쉴새 없이 울리는 통에 담당 직원은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사실상 24시간 근무를 했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과 교민은 100% 만족을 하지 못했을 거라는 것도 안다. 설명이 미숙했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 그는 끝으로 "지진 지원 업무 외에 평상시 영사관의 고유 업무를 시작했다"며 "교민의 지진 피해 재건 복구를 위해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1975년 공직에 몸 담은 김 총영사는 오만 호주 미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2009년 3월 센다이총영사로 부임했다.
센다이=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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