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연합군의 대리비아 공격이 이뤄지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는 강온 투트랙 전략을 펼치면서 생존을 저울질했다. 앞에서는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뒤로는 유엔에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하는 등 읍소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카다피는 이날 리비아 국영TV를 통한 전화연설에서 연합군의 군사작전을 “식민지화를 위한 제국주의의 침략”이라고 규정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서방 국가들의 공격으로 민간인까지 48명이 사망했다며 리비아 정부는 회원국의 자위권을 보장한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자국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기고를 개방해 국민을 무장시켜 국가수호에 나서겠다”며 강력한 보복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관영 통신은 100만명에 무기공급을 시작해 조만간 완료될 것이라고 20일 전했다. 카다피는 유엔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탱크는 물론 전투기까지 동원,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 외국 기자들과 지지자들을 내세워 인간방패를 구축했다. 19일 뉴욕타임스(NYT)는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 연합군 공격 후 이례적으로 기자들이 초청됐다"며 "이곳에는 카다피 지지자 수천명이 몰려들었고, 상당수가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뒤로는 국제사회 설득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 포착됐다. NYT에 따르면 카다피는 연합군 공격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수신자로, 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을 공동수신자로 한 편지를 각각 1통씩 보냈다. 대리비아 공격은 침략행위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고였다. 카다피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북아프리카에서 알카에다를 방어하는 데 함께 노력한 점을 강조하면서 "리비아와 미국이 전쟁에 접어들기 전에 나는 언제나 당신을 '내 아들'로 여기고 모든 사랑을 보냈다. 그 이미지가 변치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알 바그다디 알리 알 마흐무디 리비아 총리도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자 반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제발 공격을 막아달라"고 통사정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22일 튀니지를 방문하는 반 총장이 예약한 호텔에서 지난해 9월까지 유엔 리비아 대사를 지내 반 총장을 잘 아는 카다피의 측근 알리 트레키 리비아 전 외무장관이 목격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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