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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착한 손을 내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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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착한 손을 내밀자

입력
2011.03.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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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이란 말이 있다. 끔찍하게 흐트러진 현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수라는 인도의 악신이며 전쟁의 신이다. 얼굴이 셋이고 팔이 여섯인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수라는 증오심이 가득했다. 싸우기도 좋아했다. 아수라가 하늘과 싸워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했다.

그 신화에 의하면 지금의 세계는 아수라가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한반도의 남쪽에는 구제역이 창궐하여 400여만 마리의 가축을 땅에 묻는 재앙이 있었다. 중동에는 지금도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일본에는 대지진으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의 지진으로 만들어진 쓰나미가 거대한 태평양을 세숫대야에 담긴 물처럼 흔들어 버렸다.

방사능이 유출되고 지축까지 이동했다고 한다. 뉴스 보기가 두렵다. 신문 펼치기가 싫고 TV의 뉴스시간이 싫다. 아수라의 힘을 얻어 사건사고는 진화한다. 사건은 더욱 끔찍해지고 사고는 대형화한다. 아수라는 신이 나서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수라를 이기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선행을 베풀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 아수라를 이긴다고 한다. 반대로 악행이 만연하면 아수라의 힘이 강해진다고 했다. 하늘이 아수라를 이기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착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구하는 일은 간단하다. 아수라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착한 손을 내밀자.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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