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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워런 크리스토퍼 미 전 국무장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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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워런 크리스토퍼 미 전 국무장관 별세

입력
2011.03.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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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평화협상과 보스니아 평화협정 중재과정에서 활약했던 워런 크리스토퍼 전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외교 무대에서 항상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온 그는 ‘무대 뒤의 협상자’ ‘스텔스 국무장관’ 등으로 불리며 중동문제 해결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1993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탄생시킨 오슬로 평화협정, 94년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평화조약 체결, 95년 보스니아 평화협정 중재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미 정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인 자유훈장(Medal of freedom)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전 장관은 1차 북핵위기, 제네바 북핵 협상, 북한의 강릉 잠수정 침투사건 등 한반도 현안과 관련해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중시해온 크리스토퍼 전 장관은 제네바 협상과정을 진두 지휘했고 김영삼 정부와 클린턴 정부 당시 삐걱거렸던 한ㆍ미 외교 현장의 중심에 서 있었다. 96년 8월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발생 직후 크리스토퍼 장관은 “모든 당사자가 추가적 도발 행동을 말아주기를 촉구한다”며 남북 쌍방의 군사적 행동 자제를 요청하는 발언을 해 대북 강경노선을 견지했던 우리 정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독자적인 대북 응징까지 검토하던 김영삼 대통령은 “만약 일본이나 미국이 고도로 훈련되고 무장한 외국의 특수부대 침투를 받았다면 아마 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했을 것이고, 특히 미국은 벌써 그 나라를 공격, 그 나라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며 크리스토퍼 전 장관의 발언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한 정책에 대해 “‘악의 축'은 연설문 작성자의 꿈이었지만 정책결정자엔 ‘악몽’이 됐다”며 비판한 적도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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