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직후 세계경제 둔화 우려에 따라 하락했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중동의 정정(政情)마저 다시금 불안해지고 있어, 국내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외풍은 당분간 거세질 전망이다.
20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의 주요 국제기준인 CRB지수는 지진 발생 이후 351.88(11일)에서 338.14(15일)로 하락했으나, 16~18일 연속 상승하며 18일 351.15를 기록했다. CRB 지수가 상승하면 원자재 수요 증가나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간주된다.
일본 지진 직후 급락세를 보이던 국제곡물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수습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수요 감소 우려가 줄고 있는 것.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가격은 10일 부셸(27.216㎏)당 6.83달러에서 16일 6.16달러까지 떨어졌으나, 17일 6.47달러, 18일 6.85달러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일 부셸당 7.40달러에서 16일 6.62달러로 하락했던 밀 선물가격도 다시 7달러 선을 넘어서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 주요 금속의 가격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진 직후 배럴당 104달러까지 하락했던 두바이유 가격도 17일부터 반등세로 돌아서, 18일 다시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최대 변수는 리비아와 바레인 사태가 조기 종결될 지 여부. 카다피측이 공습을 버티며 다국적군의 지상군 투입을 이끌어 내는 쪽으로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수니ㆍ시아파 간의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바레인 소요사태가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개입하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경우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국제 유가 10% 상승은 국내 소비자 물가의 0.2% 포인트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동 불안이 장기화하면 물가에 치명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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