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욕실 샤워 부스의 유리문이나 가스레인지의 상판유리, 냉장고 선반유리가 폭발했다는 이야기를 온라인상이나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단순이 깨지거나 금이 갔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유리조각이 폭탄의 파편마냥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산산조각 난다고 한다. 그것도 무언가에 부딪히는 충격이 가해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마음이야 다 같을 것이라 생각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쓰고 있던 유리그릇을 보니 문제가 되고 있는 강화유리가 대부분이었다. 구매할 때는 사실 어떤 유리인지 보고 구입한 것이 아니라 전자레인지에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구입한 것이었고, 또 어떤 제품엔 내열강화 유리라고 표기 되어 있는 것들도 있어 내열이 강화된 더 좋은 유리라고만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표준원이 문제가 되고 있는 유리그릇에 대한 표기를 더 완화한다고 한다. 소비자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이렇게 인터넷 한 번 검색해 보면 바로 문제를 알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쉽게 결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오븐에서도 사용 가능한 내열유리 제품과 전자레인지에만 사용 가능한 강화유리 제품이 똑같이 내열유리로 표기 된다면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유리제품을 사용하면서 언제 폭발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면서 사용하게 될 소비자들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을까?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는다. 강화 유리에 이름만 바꾼다고 내열유리가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일본에서는 식기가 깨지면서 초등학생이 눈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래서 강화유리 제품과 내열유리 제품에 대한 구분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국가기관이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을 돕고, 추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에 관해 소비자의 권익을 더 보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갈수영(경기 화성시 남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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