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일본 자위대의 특수소방차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이틀째 방수 냉각 작전에 돌입했다. 40분간 지속된 필사의 방수 작업 후 일본 정부는 효과가 있었다고 보았다.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의 육공(陸空) 합동작전과 달리 이날은 지상작전 위주로 진행됐다.
전국 자위대 항공기지에서 모은 소방차 6대가 선봉에 섰다. 여기에는 탱크에 담긴 물 11톤을 분당 6톤의 속도로 분사할 수 있는 대형소방차 AMB3 2대도 포함됐다.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가장 상황이 심각한 원자로 3호기 가까이 간 소방차들은 오후 1시55분부터 2시38분까지 물을 쏘아댔다. 한 대가 물을 뿌리고 벗어나면 다음 차가 물을 뿌리는 식이었다. 소방차 방수가 끝나자 도쿄전력이 주일미군에서 빌린 고압방수차 1대도 3호기에 물을 쏘아 올렸다. 총 7대의 차량에서 3호기를 향한 물줄기는 50톤 안팎. 공중에선 주일미군의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가 원자로 수조 상황을 체크했다.
작전은 크게 세 가지 점에서 성공적 측면이 있었다. 방수 작전 직후 항공자위대 이와사키 시게루 항공막료장은 "영상을 보니 물이 (원자로) 본체에 도달했다"며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일단 쏘아대는 물이 허투루 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원전 주변 방사선량에도 변화가 있었다. 도쿄전력 측은 "3호기 북서쪽 500m 지점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이 자위대 방수 직전인 오후 1시50분에는 시간당 3,484 마이크로시버트(μSV)였는데 방수 후인 2시50분에는 3,339 μSv로 조금 내렸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시게루 항공막료장은 "지금까지 자위대원들이 받은 방사선량은 최대 수 밀리시버트(mSv) 이하여서 활동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쿄전력은 "이 정도를 변화라고 보기엔 (변화된 양이) 적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선 효과를 평가하지 못하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세한 방사선량 변화는 바람이 세게 불어도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4기의 원자로 긴급노심냉각장치(ECCS) 원상 회복이나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냉각수 공급 등 근원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방수 작전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앞서 17일 원자로 냉각 작전에선 일본 정부가 울다 웃다 했다. 자위대 CH47 헬기 2대를 투입, 총 4회에 걸쳐 30톤의 바닷물을 원자로 상공에서 투하한 오전 작전은 바람의 영향 등으로 효과가 미미했다. 18일 작전에 헬기를 투입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후 들어 육상의 자위대 특수소방차가 30톤의 물을 퍼부은 뒤 사용후 핵연료가 저장된 수조 부근에서 수증기가 피어 올랐다. 주변의 열이 조금은 식고 있다는 뜻이었다. 또 17일 오후부터 18일 새벽 사이에도 미미하나마 원전 부근 방사선량 수치가 내려간 것으로 나왔다.
상황이 이러니 일본 정부는 육상 방수 작전에 더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18일 도쿄소방청 소속 특수소방차 30대와 부대원 139명이 현장에 추가 투입됐다. 여기에는 지상 22m 높이에서 분당 3톤의 물을 쏠 수 있는 굴절방수탑차, 2km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원거리 대량 송수차, 항공기 화재 진화에 이용되는 대형 화학소방차 등이 포함돼 있다. 원자로 냉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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