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월27일 치러지는 강원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엄기영 전 MBC 사장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7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엄 전 사장은 MBC 후배들에게 망언을 하면서 영혼까지 팔아 넘기는 배신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망언'은 엄 전 사장의 'PD수첩' 비판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엄 전 사장은 전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장 재임 시절인 2008년 방영된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대해 "많이 흠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며 "광우병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사실과 관련된 오류가 많이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엄 전 사장의 언급은 '한나라당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엄 전 사장에게 MBC 근무는 위장취업이었다"며 "떠나면서 이명박 정부로부터 당한 수모가 있으면 최소한의 배알이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언론의 공적 기능을 보여준 프로그램에 대해 엄 전 사장이 음해와 험담을 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아직 예비후보인 엄 전 사장에 대해 민주당이 지나치게 겁을 내는 것 같다"며 "여러 지적 사항들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질 것이므로 민주당은 예비후보의 흠집내기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강원지사 보선 후보 경선에 나설 예비후보를 엄 전 사장,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등 3명으로 압축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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