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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지질학회 지진분과위원장 조봉곤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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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지질학회 지진분과위원장 조봉곤 전북대 교수

입력
2011.03.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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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과연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인가 하는 의문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마다 이러저러한 이론에 기대 답을 내놓고는 있지만 100% 자신하지는 못한다. 지진은 아직도 예측 불가능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지진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 그룹인 대한지질학회 지진분과위원회 위원장 조봉곤(62) 전북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를 만나 도호쿠 대지진 이후 불거진 여러 궁금증에 대해 물어봤다.

조 교수는 16일 기상청이 긴급 소집한 지진 전문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했다. 조 교수는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며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반도는 판 내부에 위치해 안전하다는데.

"지진의 90% 이상이 도호쿠 대지진처럼 판 경계에서 일어나지만 나머지 지진은 판 내부에서 일어났다. 판의 안쪽에 있다 해서 안전하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 우리 역사 문헌상으로도 규모 6.0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40회 가량 일어났다. 1952년 평양에서 6.3의 지진이 났다는 해외 기록도 있다."

- 한반도에서 대지진이 날 가능성이 있는가.

"큰 지진은 과거에 일어나지 않던 곳에서 발생하는 만큼 지질학적으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년의 에너지 축적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지진이 없었다는 것은 그 에너지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게 임계점을 넘기면서 지진으로 표출된다."

- 한반도 어느 지역이 위험성이 큰가. 큰 지진이 날 경우 피해 정도는.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로 보면 안전지대는 없다.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아직 이를 평가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없을 뿐이다. 2008년 5월 규모 8.0의 대지진이 일어난 중국 쓰촨(四川)성도 우리처럼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다. 도호쿠 대지진보다 낮은 강도인데도 사망자가 7만여명, 중상자가 38만명에 달했다. 우리도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 도호쿠 대지진이 도카이(東海) 대지진(도쿄 서남쪽 스루가ㆍ駿河만 일대에서 8.0 이상의 지진이 90~150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설)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사실 도호쿠에서 이렇게 큰 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오히려 도카이나, 도난카이(南東海), 난카이(南海)에서 일어날 것으로 봤다. 도카이 지진이 1854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 주기상 맞다. 이번 지진이 '방아쇠' 역할을 해 도카이에서 대지진이 날 가능성도 있다."

- 칠레, 아이티, 뉴질랜드 등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큰 지진이 빈발하는 양상이다. 지구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진 것인가.

"지진은 지구가 내부의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이다. 그 발생 비율이 대체로 일정하기 때문에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 국내의 지진 연구 및 대응수준은 어떠한가.

"일본이 대학생이라면 한국은 중학교 1학년 수준이다. 연구 역사, 인력, 국가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뒤진다. 일본은 1900년대 초부터 데이터가 쌓였다. 한국은 1975년부터 기록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일본 고베 지진(1995년) 이후다. 더욱이 지진 대응ㆍ연구기관이 소방방재청, 해양연구원, 기상청 등으로 흩어져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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