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의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도 급등세(원화가치 하락)를 타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엔 더 큰 적신호가 켜졌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3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은 일본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이후 13.5원이나 급등했다.
이날도 환율은 간밤 뉴욕 시장에서 엔화가 초강세를 띤 여파로 달러당 1,141원까지 10원 이상 급등해 개장했으나,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와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상승폭을 낮췄다.
환율은 국제유가와 더불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 특히 똑 같이 10%가 올라도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는 유가보다 4배나 높을 정도로 환율의 파괴력은 크다. 일본발 세계경제 둔화 우려로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할 경우 정부의 물가 대응 수단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비록 달러화가 엔화에 비해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국내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것. 단기적으로는 엔화가 강세일수록 원ㆍ달러 환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엔화와 원화의 반대 행보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금융위기 이후 더욱 확연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원화는 대지진 발생 이후 달러 대비 절하폭이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가장 클 정도로 변동성도 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국도 이례적으로 달러매도개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불가피해 보이며 1,150원선에서 1차적인 저항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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