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나큰 걱정과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도호쿠(東北) 지진의 여파로 최악의 방사성 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눈물의 사과를 했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모리 아키오(小森明生) 도쿄전력 상무는 18일 밤 후쿠시마 원전사고대책통합본부를 방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심려와 폐를 끼쳐 마음속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임원이 원전사고 현장인 후쿠시마시를 찾아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고모리 상무는 "회사가 복구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원전사고와 관련된 언급은 피했다. 고모리 상무는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하다가 "나도 한 때 여기에서 원전소장으로 근무하며 주민으로 산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한 분 한 분 그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정말 미안하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고모리 상무는 떨리는 목소리로 "주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현재 사죄뿐이다. 희망이 있다 없다고 말하는 것은 도쿄전력으로서는 너무나 어려운 답변이다"고 말을 이었다.
이재민에 대한 보상문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다. 보상은 일본 정부와 상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도쿄전력이 가입한 원전보험의 보상 대상에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재산 피해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보상문제에 집중됐다.
그는 앞으로 후쿠시마 지역 원전사업의 전망에 대해 "아직 논의한 적은 없지만, 회사가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옳은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열해 직원들의 부축을 받고 자리를 이동했다.
도코전력 측은 고가의 원전시설이 손상될 것을 우려해 사고 직후 해수 투입 등 대응 조치에 늑장을 부려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지진 이전에서 수 차례 안전사고를 은폐한 전력도 있어 비판이 쏟아졌다. 월스트리트저녈은 "도쿄전력이 10엔짜리 동전을 주우려다 100엔 동전을 땅에 떨어트린 꼴"이라고 비꼬았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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