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박철우(26) 때문에 울고 웃었다.
포스트시즌 무패가도의 삼성화재가 박철우와 가빈 슈미트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3-1(23-25 25-20 25-21 25-17) 역전승을 거두고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따냈다.
박철우는 18득점에 공격성공률 52.17%로 34득점(공격성공률 60.37%)을 올린 가빈에 못 미쳤지만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4점, 블로킹 3점, 서브 에이스 3점)을 달성하는 등 고비마다 세트를 마무리하는 승부구를 꽂아 넣어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시즌 프로배구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단 한 사람도 LIG의 우위를 점치지 않았다. 전망치는 '100% 대 0%'였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가 비록 올 시즌 들어 3위로 주저앉았지만 부상전력이 없고 베스트 멤버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선 예전의 폭발적인 화력을 재장전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LIG는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를 두 차례 침몰시키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가빈과 박철우가 버티고 있는 삼성화재에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LIG는 밀란 페피치, 이경수, 김요한의 '3각편대'를 앞세워 '유쾌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다.
LIG의 반란은 첫 세트에서만 성공했다.
주역은 페피치와 임동규였다. 15-19까지 몰렸던 LIG는 박철우의 공격범실 2개와 페피치의 고공강타를 시작으로 추격전을 펼쳤다. 이경수의 고공강타로 20-21, 1점차로 따라붙은 LIG는 임동규의 서브에이스로 동점을 만들고 가빈의 범실을 보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페피치가 가빈의 공격을 블로킹 하면서 2점차로 달아난 LIG는 임동규의 서브에이스로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이경수가 마무리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첫 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 승부처에서 범실 2개로 고개를 숙인 박철우는 2세트에서 빚을 되갚았다.
박철우는 21-20, 1점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김요한의 공격을 잇달아 블로킹 한데 이어 공격과 블로킹도 한 개씩 보태 25-20으로 경기를 마무리,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양팀 감독은 3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으로 판단한 듯 각각 1차례씩 비디오판정을 요청하는 등 신경전을 펼친 끝에 삼성화재가 결국 25-21로 따냈다.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삼성화재는 4세트 초반부터 상대범실을 틈타 주도권을 잡은 끝에 25-17로 낙승했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포스트(PO)시즌 7전 전승을 달렸고 5년 만에 PO시즌에 초대받은 LIG는 페피치가 24득점, 이경수가 12득점, 김요한과 이종화가 각각 8득점을 올렸지만 삼성화재에만 5연패를 당하는 불운을 이어갔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18일 오후 7시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다.
대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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