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관료체제는 굳건하며 저력이 있습니다. 일본 국민은 지진에 대한 준비를 잘 해왔기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즈라 보겔(81)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16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주최한 KF포럼에서 '한국과 중국, 1978-79: 발전의 전환점'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일본 관료체제의 저력이 이번 지진 극복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겔 교수는 1991년 저서 <네 마리의 작은 용> 에서 유교 윤리가 접목된 동양식 자본주의 정신이 아시아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이론을 주창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미국 내 대표적 동아시아 전문가다. 네>
그는 일본 지진과 관련, "매년 수백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만큼 일본을 잘 아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이 일본 지진 피해를 돕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들었는데 이런 태도는 앞으로 한일 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은 중국에서 1990년대 이후 민족주의 정서를 가진 세대의 동정심도 이끌어 낼 수 있어 중일 관계 증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겔 교수는 일본이 1990년대 성장이 정체된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것에 대해 "일본은 여전히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무역 흑자국이며 삶의 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치와 경제, 관료체제가 굳건하지만 정치인의 강력한 리더십이 부족한 게 1990년대 성장 정체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보겔 교수는 1958년 하버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72년 하버드대 동아시아 리서치 센터 소장을 맡았고, 2000년 퇴임 후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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