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공사 현장 지하 1층. 녹색 그물이 쳐진 사각형의 공간에 철제빔 6개가 솟아 있었다. 철제 빔 사이는 콘크리트 벽체가 채워진다. 이 공간은 건물의 뼈대인 '코어(Core)'로, 내진 설계의 핵심이다.
일본 대지진으로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의 대표적인 내진설계 건물인 서울시 신청사와 GT타워를 살펴봤다. 우리나라는 지반이 화강암 등으로 단단해 내신설계 시 상하진동보다는 좌우진동 대비해 코어를 강화한다.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의 서울시 신청사는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총 4개의 코어 등 주요 부분에 콘크리트와 철근을 일반 건물보다 30~40% 많이 사용해 지진에 안전한 구조로 짓는다. 시 관계자는 "내진설계를 강화하면 공사비가 평균 10~15% 더 든다"고 말했다.
서초구 강남역 사거리 GT타워에선 완공 후 코어를 볼 수 있었다. 건물 내부 한가운데 거대한 벽체가 서 있었다. 이 벽체가 코어인데 대리석 표면 안쪽에는 두꺼운 콘크리트가 있다.
GT타워는 6.0 규모의 지진에 대비하도록 돼 있는 내진설계 기준보다 지진 저항력을 높였다. 코어의 콘크리트 두께는 500㎜로 일반 건물(400㎜)보다 두껍다. 코어 공간은 GT타워 단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구조설계를 한 한빛구조엔지니어링 이정배 소장은 "건물에 들어섰을 때 엘리베이터 등이 있는 코어 공간이 클수록 내진설계가 잘 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북구 하월곡동에 짓는 동일하이빌에는 고층건물로는 국내 최초로 면진(免震)시스템이 적용됐다. 면진시스템은 건물과 지반 사이에 면진 고무장치를 설치해 지반과 건물을 분리시키는 기술이다. 고무의 탄성을 이용, 건물이 좌우로 유연하게 흔들리게 하는 원리다. 면진시스템을 시공한 동일고무벨트 관계자는 "일본 국토교통성의 인증을 획득한 기술로 규모 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내진설계가 의무화 된 1988년 이전에 지은 건물은 지진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지금도 최저가 낙찰제로 지진에 튼튼한 건물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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