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막강 LG 타선. 그런 LG에도 고민은 있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재계약을 포기한 뒤로 LG는 4번 타자가 영 마땅치 않게 됐다.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에 28홈런 107타점을 올린 조인성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포수라 부담이 크다. 박종훈 LG 감독은 이병규(37)와 박용택(32)을 후보에 올려두고 끊임없이 저울질했다. 시범경기 중에도 박 감독의 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이병규가 조용히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16일 잠실 KIA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병규는 결승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이병규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서재응의 3구째 가운데 높은 체인지업(시속 123㎞)을 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뿜었다. 경기 후 이병규는 "후배들과 경쟁에서 실력으로 살아남겠다. 내가 잘하면 후배들도 잘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날 5안타 무득점에 그쳤던 LG는 이날은 작심한 듯 KIA 마운드를 장단 14안타(3홈런)로 두들겨 11-0 완승을 이끌었다. LG 오지환은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부산에서 두산을 6-3으로 제압하고 LG와 시범경기 공동선두(3승1패)를 유지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4번 타자 좌익수로 나선 홍성흔은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날았다. 1년 6개월 여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국가대표 에이스' 롯데 손민한은 2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대구에서 삼성은 김상수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어 넥센을 5-4로 뒤집고 3연패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올해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도 데뷔 첫승의 기쁨을 누렸다.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벌인 대전에서는 한화가 끝내기 실책에 편승해서 SK를 5-4로 이겼다. 전날 김광현에게 솔로홈런을 빼앗았던 한화 신인 나성용은 이날은 2회에 SK 잠수함 선발 박종훈을 두들겨 3점 홈런을 뿜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대전=김종석기자 lef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