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화병(火病)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남편과 자녀가 환자 간병을 위해 휴직 휴학 업무단축 등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인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ㆍ갑상선암센터 교수는 유방암과 갑상선암, 자궁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투병했던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85%가 화병이 의심되거나 화병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40점 척도의 화병 체크리스트를 적용한 결과 57명이 11점 이상으로 화병에 해당됐고, 28명은 4~10점으로 화병을 의심할 수 있는 단계였다"고 말했다.
또 최근 1주일 동안 절반 이상의 환자가 최소한 10번 이상 일상생활의 어려움이나 신체ㆍ정신적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발표된 일반인 화병 유병률이 4~5%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많은 여성암 환자가 아주 큰 신체ㆍ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 교수는 "또 조사 대상 환자의 56%가 암 투병 시 집안일과 간병을 남편과 자녀가 하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가족에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