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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 "국제 위암 분류법 한국인에 맞지 않아 새 기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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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 "국제 위암 분류법 한국인에 맞지 않아 새 기준 제시"

입력
2011.03.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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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치료가 서양인의 치료결과를 토대로 만든 병기(病期)에 따른 것이어서 우리 위암환자 치료에는 잘 맞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풍부한 위암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병기 기준을 제시하게 됐습니다."

위암 치료의 국제적 권위자인 박조현(56·사진)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은 1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새로 개정된 국제 위암 분류법은 우리 위암환자를 치료하는 데 맞지 않는다"며 '한국인 맞춤 위암 병기 분류법'을 제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암연합위원회(AJCC)와 국제암연맹(UICC)이 지난해 개정한 국제 암 분류법은 암세포의 위벽 침투 정도(T), 림프절 전이 여부(N), 다른 장기 전이 여부(M)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구분한다. 위암 분류도 N1 병기(위 주변 림프절 전이가 1~6개일 때) 기준을 1~2개로 범위를 좁혔고, N3 병기(주변 림프절 전이가 16개 이상일 때) 기준도 7개 이상으로 낮췄다.

또한, 암세포의 위벽 침투 정도(T)에 따라서는 기존에는 암세포가 근육층과 장막아래층까지 침투한 상태를 T2로 분류했지만 새 기준은 암세포가 근육층만 있어도 T2 병기로 규정했고, 장막 아래층까지 나타나면 T3 병기로 '경고 수준'을 높였다.

박 센터장은 "새로운 국제 위암 분류법이 암세포의 위벽 침윤 정도(T)에 따른 구분은 개선됐지만, 림프절 전이 여부(N)에 따른 구분은 오히려 후퇴해 우리 환자에 맞도록 새로운 분류법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인 맞춤 위암 병기 분류'는 암세포의 위벽 침투 정도(T)에서는 새 국제 기준을 수용하되, 위 주변 림프절 전이 여부(N)에 따른 기준은 이전 분류법을 택하는 '혼합형'이다.

박 센터장은 "새로운 국제 위암 분류법은 위암환자가 별로 없는 서양에서 수술 후 합병증을 우려해 우리나라처럼 광범위한 림프절절제술을 하지 않아 림프절 전이 자료가 충분치 않아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한 위암환자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인 맞춤 위암 병기 분류법'을 제시했다. 이를 국제적 암 권위지인 캔서에 발표했다. 그는 "우리의 새 분류법으로 환자 변별력이 높아졌고, 분포도도 고르게 돼 학계에서도 완성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센터장이 집도한 위암환자의 사망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한 경우를 가리키는 장기생존율도 80%를 넘을 정도로 치료성적이 우수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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