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한 지 6일째를 맞은 16일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망자와 실종자수가 1만1,900명을 넘었다. 일본에서 사건사고와 관련,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은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피난민만 5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추위는 닥치고 연료와 음식이 부족한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6일 일본경찰청은 이날 오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3,771명, 실종자는 8,181명으로 피해자수가 1만1,95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수는 1,570명, 부상자는 2,218명으로 확인됐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신도 많아 사망자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은 7만5,000여채는 손상됐고, 3,500여채는 완전 붕괴됐다. 쓰나미 피해가 컸던 미야기현에서는 1,816명이 사망하고 2,011명이 실종됐다.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南三陸)에서는 전체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8,000여명, 오나가와(女川)에서는 5,000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테(岩手)현에서는 1,391명이 사망하고 3,318명이 실종됐다. 이 중에는 가마이시(釜石)시 인원수가 파악되지 않아 실종자는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 후쿠시마(福島)현에서는 사망자가 509명, 실종자가 2,507명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희생자수가 너무 많은 데다 시신 인도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15일 밤부터 검시수속을 간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 50만여명은 2,600여개 피난처에 머물고 있다. 구호물자를 운반하는 차량의 연료뿐만 아니라 난방을 위한 연료, 음식 등이 부족한 데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날리면서 생존자 찾기가 난항을 겪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5일 현재(현지시간) 500만가구가 전기 없이 지내고 있고, 150만가구가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여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도쿄 남부 시즈오카(靜岡)지역 여진으로 인해 20명이 부상하고 신칸센이 일시 중단된 데 이어 16일에도 두 차례 규모 5.7, 6.0의 지진이 혼슈(本州)동쪽 해안과 지바(千葉)현에서 발생했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노인의 피해가 특히 컸다. 구조작업에 나선 이시노마키의 한 경찰관은 “체육관에 200여명의 시신이 있는데 대부분 노인”이라며 “젊은 사람들보다 빨리 움직일 수 없어 쓰나미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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