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는 이달 초 관내 정보화마을 8곳에 대형TV와 스피커폰, 웹카메라 등 화상상봉 전용장비를 설치했다. 화성으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들이 고국의 가족들과 화상으로 만날 수 있는 인터넷 시스템이다. 무료 화상상봉 서비스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전국 365개 정보화마을 중 화성에서 먼저 시작했다.
시는 17일 오후 3시 수화동 물꽃마을에서 시연회를 갖고 운영에 들어간다. 현재는 태국어 베트남어 영어로만 화상통화가 가능하지만 올해 상반기 중 중국어 몽골어 캄보디아어가 추가된다. 박민철 시 정보기획담당은 "외국의 인터넷 사양이 낮아도 연동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사전에 가족과 약속을 잡은 외국인 근로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지자체들의 다문화가정 지원이 과거 통역과 한국어교육 위주에서 화상통역, 건강검진, 자녀 학습지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도내에는 전국 대비 30%에 이르는 다문화가정 약 5만 가구가 몰려 있어 이 추세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다문화가족과'를 신설한 도는 올해 다문화가정을 위한 법률서비스에 나섰다. 도와 협약을 맺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 각 지역을 순회하며 무료 법률상담과 출입국관리법 등 다문화가정에 필요한 법률 교육을 맡는다.
도는 올해 2월부터 다문화가정 자녀 학습지원도 기존 1,0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했다. 이들에게는 한글 학습지가 무료로 제공되고, 지도교사가 주 1회 방문해 지도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와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건강검진을 시작했다. 외국인 여성은 한국남성과 결혼해도 국적 취득 전까지 1년6개월 이상 의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올해 선정된 3,200여 명은 혈액 및 간염, 갑상선, 위장촬영 등 20여 만원 상당의 16가지 항목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결과는 10일 이내에 통보되고, 추가 치료가 필요한 여성들은 보건소로 연계된다. 이밖에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이 의심될 경우 선별적인 검사도 이뤄진다.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개발하는 것은 시·군들도 비슷하다. 안양시는 이달 8일 시립석수도서관 4층에 다문화자료실을 개관했다. 136㎡ 규모의 자료실에는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프랑스 독일 등 20여 나라 관련 서적 등을 비치했고, 화상통화 장비도 설치했다.
화성시의 경우 결혼이주여성이 보육시설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취업도 보장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말 보육교사 양성과정에 신청한 100여명 중 9명을 선발했고, 이들은 1년 과정 교육에 들어갔다.
김복호 도 다문화가족담당은 "경기도에는 다문화가정이 워낙 많아 지원정책이나 예산도 다른 지역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져 새로운 지원정책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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