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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숨진 이주노동자 가족들 생계비 지원/ "한국인들 도움의 손길에 희망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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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숨진 이주노동자 가족들 생계비 지원/ "한국인들 도움의 손길에 희망 생겼어요"

입력
2011.03.1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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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아빠를 잃고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는데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희망이 생겼어요."

네팔 카트만두에 사는 엄비까(34)씨는 몇 해전 남편을 잃었다. 남편 찬드라 라이(사고 당시 36세)씨는 2001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건너왔다. 네팔에 두고 온 가족에게 돌아갈 날만을 손꼽으며 밤낮없이 일했지만 2005년 8월 경기 양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막다른 도로에 쌓여 있는 철제 구조물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현장은 새 도로를 건설 중이었지만 아무런 출입통제 표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가족들은 비행기삯이 없어 한국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엄비까씨는 남편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다. 남편이 벌어오는 수입에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터라 당장 먹고 사는 게 막막했다. 라이씨 가족의 딱한 소식을 접한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장례부터 도로 공사를 했던 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까지 도맡았다.

"소송에 필요한 위임장 때문에 직접 네팔로 찾아갔다"는 이 단체 이란주 대표는 "아빠가 죽은 줄도 모르고, 멀리서 온 손님이라며 마냥 반가워하기만 하던 어린 두 남매를 보면서 지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가족이 한달 동안 먹고 입고 학교를 다니는데 필요한 생활비는 2,500루피, 한화로는 4만5,000원이면 됩니다. 한국선 가족 외식 한번 참으면 되는 돈이죠." 이 단체의 도움으로 라이씨의 두 남매는 다행히 학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라이씨 가족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사망한 제3세계 이주노동자 자녀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로 일을 하러 간 남편을 잃은 네팔의 부마다르지씨도 이 단체로부터 최근 지원을 받고 염소 5마리를 구입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네팔에서 지원을 받은 이주노동자 가족은 25가정 52명으로 27만7,350루피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우리 돈으로 치면 470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게는 생명줄이다.

이 대표는 "사고나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장마비 때문에 사망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며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이들의 가족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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