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우세한 군사력을 앞세워 서서히 반군 최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개입 논의는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ㆍAFP통신에 따르면 카다피 친위부대는 15일(현지시간) 전투기를 동원, 반정부 시민군이 힘겹게 지키고 있는 동부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 내 무기저장소와 검문소 등을 4차례 이상 공습했다. 또 며칠째 치열한 교전을 벌였던 수중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즈다비야는 벵가지에서 남쪽으로 140㎞ 떨어진 곳이다. 반정부 세력의 거점인 벵가지로 통하는 길과 카다피군이 최근 탈환한 동쪽 국경 인근도시 토브룩으로 가는 길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카다피군이 아즈다비야를 장악할 경우 벵가지 반군 세력은 포위되는 형국이다.
주와라는 이미 카다피군에 장악됐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AP통신은 카다피군이 이날 탱크와 대포를 쏘며 반군을 몰아붙여 도시를 탈환했으며, 반군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정부군에 밀려 동쪽으로 200㎞ 가량 퇴각했다. 지난달 15일 반(反) 카다피 시위 발발 이후 한달 만에 벵가지 반정부 세력은 생사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궁지에 몰린 반군이 국제사회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카다피측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요청하고 있지만 뉴욕 유엔본부와 파리에서 개최된 주요8개국(G8) 외무장관회의는 뚜렷한 성과 없이 공회전을 계속했다. G8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반 카다피 세력의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를 승인한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 초안을 마련했지만 러시아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주체와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엔 안보리 역시 14일 미국 뉴욕 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미국이 군사개입에 대한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어 비행금지구역 설정 합의는 요원한 실정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5일 국가위원회 마흐무드 지브릴 외교 담당자와 만나 "전투 물자 제공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을 뿐, 확답은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정부는 시위사태 이후 근로자 안전 문제로 생산을 중단한 프랑스 토탈 등 유럽 석유회사들을 대신해 석유 생산을 맡을 중국ㆍ러시아ㆍ인도 등의 석유업체들을 초청했다고 리비아 국영 뉴스통신사가 이날 보도했다. 리비아 국영TV는 또 석유 선적시설들이 이미 안전한 상태라며 외국회사들에 유조선을 보낼 것을 촉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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