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로 방사능 유출과 관련한 괴담을 확산시키는 거짓 뉴스와 전자메일이 나돌아 경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 방송 BBC의 이름을 도용해 괴담을 퍼뜨리는 바람에 필리핀에서는 자녀들의 방사능 피폭을 우려한 부모들이 학생들 등교를 막는 소동도 벌어졌다.
영국 BBC 방송은 15일 인터넷을 통해 “우리 방송사를 도용한 거짓 뉴스가 돌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거짓 뉴스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로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음을 확인했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필요한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 비가 내릴 경우 처음 24시간 동안 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집안에 머물러있어야 하며 방사능은 갑상선을 처음 공격하기 때문에 베타다인으로 목 주변을 닦아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 거짓 뉴스는 이어 “오늘(15일) 오후 4시께 유출된 방사능이 필리핀에 도달할 것이며 며칠 뒤면 홍콩까지 퍼진다”며 “가랑비에라도 노출될 경우 화상을 입고, 대머리가 되거나 심지어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괴담을 전했다.
이 거짓 뉴스를 접한 필리핀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필리핀 일부 언론이 BBC가 보도했다며 이 괴담을 전하자 많은 회사원들과 학생들이 즉각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필리핀 과학기술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는 촌극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에 닥친 재앙을 이용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이 같은 거짓 뉴스를 전하거나 컴퓨터 파괴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컴퓨터 비상 경계 팀은 “일본 대지진이나 쓰나미를 언급하는 바이러스 공격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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