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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방사능 공포 - 마스크 쓴 도쿄… 공항은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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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방사능 공포 - 마스크 쓴 도쿄… 공항은 북새통

입력
2011.03.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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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도 도쿄가 온통 방사선 공포에 떨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250여km 떨어진 도쿄에서도 검출되자, 주민들은 극도의 혼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쿄를 떠나 남쪽 도시로 피신하거나 물품을 사서 비축하려는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야후 재팬 등 인터넷 게시판에는 "도쿄 탈출만이 살 길" "나머지 원전도 폭발하면 도쿄도 포기해야 한다" "죽을 준비를 해야 할 듯"이라는 등 자극적인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시민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도쿄에서 방사성 물질 검출 소식이 알려진 15일 오후 도쿄 거리는 눈에 띄게 한산했다. 행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음을 재촉했고, 가정 등 실내에서 TV 방송을 주시했다. 퇴근길 지하철 내에서도 평소와 달리 이날만큼은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았다.

시내 슈퍼마켓 등에서는 비상식량과 생필품을 준비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많은 상점에서는 쌀과 양초, 침낭 등 상당량의 비상 물품들이 품절됐다.

또 기름 부족 상황에 따라 전체 30%정도만 운영되는 각 주유소에는 200m 넘게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줄을 섰다. 그나마 1인당 최대 10리터 혹은 1,000엔(한화 1만4,000원가량)어치 이하의 제한적 공급에 그쳤다.

급기야 렌호(蓮舫) 행정쇄신상은 이날 "지진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50대 공무원인 이케다(池田)씨는 "아직은 도쿄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원전에서 추가 문제가 발생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초조해 했다.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이미 '도쿄 엑소더스'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나리타 국제공항에는 도쿄에 관광 온 여행객들이 조기 귀국을 위해 북새통을 이뤘다.

도쿄의 한 영국 회사 지사장은 가족과 함께 도쿄를 떠나 남쪽인 오사카(大阪)에서 지내기로 했으며, 다른 캐나다 출신 주재원은 부랴부랴 가족을 고국으로 떠나 보냈다.

도쿄의 한인 동포 사회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일부 주재원들은 가족을 귀국시키거나 남쪽 지방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일부 주재원들은 가족을 귀국시키거나 남쪽 지방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한 금융기관 도쿄 지점장은 직원들이 가족을 귀국시키게 했으며, 다른 기업의 경우 한국의 본사에서 방호복 등 방사능에 대비한 물품을 보내오기도 했다.

주재원 가족들을 중심으로 귀국자가 급증하면서 이미 도쿄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은 주말까지 예약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주재원들은 다른 지역 공항을 경유해 가족을 귀국시키고 있다.

도쿄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김모(27)씨는 "본사에서 안전을 위해 한국 근무를 지시했지만 항공편이 없어 신칸센을 타고 후쿠오카로 간 뒤 여기서 고속페리를 타고 부산항으로 갈 계획"이라면서 서둘러 짐을 챙겨 떠났다.

도쿄=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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