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이 새봄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5개월여 앞두고 있는 터라 고무적인 분위기다. 낭보는 벌써 두 차례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백승호(21ㆍ건국대)가 제33회 이누야마 하프마라톤대회(21.095km)에서 1위로 골인한 데 이어 김현섭(26ㆍ삼성전자)이 13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미에서 열린 아시아경보선수권 20km부문에서 1시간19분31초를 기록,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한 것이다.
이는 올 시즌 세계랭킹 2위에 해당하는 호기록이다. 김현섭은 이로써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육상이 기대하는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임상규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은 "경보는 심판의 입김이 가장 센 종목이다. 3개국에서 선정된 9명의 심판이 레이스를 지켜보는데 파울을 세 번 받으면 자동 실격된다. 따라서 김현섭이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심판들로부터 주법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승호는 자신의 하프마라톤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5,000m와 1만m가 주종목인 백승호는 비록 이봉주의 한국최고기록(1시간1분04초)에는 크게 못 미친 1시간3분47초에 그쳤지만 국제대회 우승이란 자신감 획득이 가장 큰 소득으로 꼽힌다.
지난해 남자 5,000m 한국기록을 세우며 기량을 인정받은 백승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직후 오른 발등 부상으로 동계훈련을 쉬어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훈련량이 한 달여에 불과했지만 특유의 스피드로 대어를 낚은 것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 황규훈 부회장은 "백승호는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0km까지 페이스메이커로 출전, 스피드를 끌어올려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5,000m와 1만m 한국기록 경신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와 함께 지영준(30ㆍ코오롱), 김민(22), 정진혁(21ㆍ이상 건국대)이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을 통해 10년 묵은 이봉주의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도 갈아 치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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