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이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발생 92시간 만에 무너진 집에서 구출됐다. 이 노인은 1만명 가량이 실종된 이와테(岩手)현 오쓰치(大槌) 주민으로, 15일 10시 40분께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국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다. 노인은 저체온 증상을 보였을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의 72시간'을 훌쩍 넘겨 구조된 생존자 소식에 일본은 다시 구조에 희망을 걸고 있다. 72시간은 지진이나 홍수로 매몰됐을 때 생존할 수 있는 한계시간으로 이 시간을 넘기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동원해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즉시 소방대원과 경찰 그리고 자위대 병력이 투입됐다. 일본 언론들은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1995년 한신 대지진 경험 때문에 정부가 자위대를 신속하게 투입하는 등 재빠르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장관의 지시에 따라 13일 인명구조와 재건을 위한 육해공 통합부대도 창설됐다. 현재 자위대 인력은 총원의 40% 가량인 10만명까지 증원됐고, 사상 처음 예비군까지 동원할 계획이다. 예비군 소집에 응한 인원은 6,500명에 달한다.
또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동요를 우려해 민간 기업들의 비축유를 일부 방출토록 지시했다. 14일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장관은 민간 비축 70일분 중 3일분인 126만㎘를 방출해 휘발유 수요 급증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가이에다 장관은 석유 수입업자에 대해 사전 신청 없이도 법정 비축량 방출을 승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력수급대책본부도 설치, 전력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에 공장 가동 중단이나 절전을 당부하고 있다. 국민들에게도 최대한 전력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일부 일본 게임업체들도 정부의 전력 절약 당부에 협조해 온라인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정부가 사력을 다해 사태악화를 막기 위해 뛰고 있는 가운데 민간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은 구조인력과 숙련된 의료인력. 민간 단체나 의료 봉사자들이 정부가 미처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곳까지 들어가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15일 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는 한신 대지진 이후 생성된 다수의 민간 네트워크가 피해 현장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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