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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 여파, 대기업엔 '너울' 中企엔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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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 여파, 대기업엔 '너울' 中企엔 '쓰나미'

입력
2011.03.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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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때문에 우리 중소기업들도 직ㆍ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본과의 거래 비중이 낮거나, 충분한 일제 부품 재고를 확보한 대기업들과 달리, 대일 부품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의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앙회 내에 설치된 피해대책반에는 현재까지 70여건에 이르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반신욕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인 J사는 지난 주말 일본 거래처로부터 당분간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번 지진 때문에 생활필수품이 아닌 반신욕 기기는 판매가 거의 되지 않을 것 같아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본 업체의 설명이다. J사는 이 때문에 36만 달러의 악성재고가 새로 발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C사도 비슷한 경우다. 이 업체는 그 동안 일본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수출해 왔으나 지진 이후 이 회사가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바람에 부품 수출 역시 덩달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업체가 예상하는 수출 감소액은 100만 달러 정도다.

김치를 제조해 일본에 판매하던 N사는 운송지연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우다. 이 업체는

일본 현지의 물류 체계가 엉망이 되는 바람에 김치를 수출하지 못해 23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안경과 렌즈를 만드는 L사도 거래관계에 있는 일본 광학브랜드의 50~60개 점포가 인명 및 물질 피해를 입는 바람에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업체가 추산하고 있는 피해액은 300만 달러에 달한다.

일본 거래처와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적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O사는 일본 콘텐츠 회사와 업무제휴 중이었으나 연락이 두절되면서 매출액이 1만 달러 가량 감소했다. 의료기기 생산업체 H사도 최근 일본 기업과 2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지진 사태 이후 이 업체와 연락이 두절됐다. 특히 이 일본 업체가 지진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센다이에 위치하고 있어 앞으로도 당분간 연락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일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의 피해 신고도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 식품업체 M사는 센다이 현지 일본 기업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하기로 했으나 연락이 두절되면서 국내 거래처 납기를 맞추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플라스틱 가공업체인 D사도 평소 거래하던 일본 업체로부터의 플라스틱 원자재 수입이 뚝 끊기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사는 이로 인한 매출 감소액이 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피해신고가 거의 없었으나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넘어가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신고한 업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자금 유동성이나 부품조달 등 측면에서 조금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극복하기가 어렵다”며 “정확한 피해현황을 조사하는 한편, 관련 기관들과 신속히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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