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 작곡가들이 멋진 신작과 화제작으로 봄을 연다.
독일의 지휘자 마르크 마스터는 중견 작곡가 권용진씨의 ‘세계 속의 경희 판타지아’로 바이에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지난해 8월 국내 초연된 이 곡은 ‘목련화’ 등 가곡 테마를 불협화음과 엮어 질풍의 한국 현대사를 묘사한 작품으로 독일 통일 20주년과 세계평화의날 제정 30주년을 기념해 바이에른 필하모닉의 초청으로 독일 무대에 처음 오른다. 공연은 27일 로젠하임, 28일 뮌헨에서 열린다. 권씨는 이어 앞서 24일 뮌헨에서 작품설명회도 갖는다.
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여성작곡가회(회장 조인선)는 해외 현대음악 전문 연주자들을 초청, 한국 여성 작곡가를 회고하고 이들의 미래를 전망하는 4일간의 국제 음악제를 갖는다. 24일의 개막연주회는 이영자씨의 ‘거문고 독주를 위한 할미꽃 연가’등 중심적 인물들의 대표작을 연주하는 자리다. 한국 여성 작곡가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상영될 이날 연주회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스트리아의 현대음악 전문 연주 단체 Reconsil이 장준희씨의 ‘윤회Ⅱ’ 등 재독 한국인 작곡가의 작품들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연주한다.
25일에는 세종대 체임버홀에서 독일의 현대음악 앙상블 E_Mex가 공모를 거친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 이스라엘 등 해외 작곡가들의 신작을 공연한다. 안희정씨의 ‘Night Fantasy’, 이스라엘 작곡가 샤야 체르노윈의 ‘Far From Distance’ 등을 들려준다. 한양대 백남음악관.
이어 26일에는 미국의 Beta Collide가 김현정 홍승희씨 등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무대를 꾸민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회장 조인선씨와 김문선씨 등 한국 작곡가 13명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든 음악극 ‘흥부와 놀부’로 끝을 맺는다. 어린이 합창단인 월드비전 선명회합창단과 E_Mex 등 해외 현대음악 연주단의 협연으로 이뤄진다.
조씨는 이번 연주회의 주제어를 다양성으로 꼽는다. 중앙대 작곡과 교수인 그는 “물질만능주의의 세태를 다양한 형식의 음악으로 풍자할 ‘흥부와 놀부’는 젊은이들을 위한 무대로 현대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하버드대 하야 체르노빈 교수 등을 초청, 여성 작곡가의 위상 등을 주제로 심포지엄도 펼친다. (02)586_0945
다양하고도 전위적인 양식의 무대를 펼쳐 온 아트페스티벌 디멘션은 올 봄 아홉 번째 무대를 갖는다. 이번 행사의 초점은 폴란드의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인 아라앙상블. 나인용씨의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를 위한 4중주’를 세계 초연하는 것을 비롯해 영국 작곡가 몬테이그의 ‘Paramel’ 등도 들려준다. 또 일본의 피아노 트리오 ‘The Fountain’, 네 번째로 이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의 현대음악 전문 피아니스트 신정희씨 등도 무대에 오른다.
이번 콘서트에서 최근작 ‘단모리’가 세계 초연될 작곡가 김미림씨는 “뿌리 깊은 음악 전통을 갖고 있는 폴란드의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아라앙상블의 음악은 서구적 현대음악과는 판이한 세계를 펼쳐 보일 것”이라며 “100여석의 홀에서 펼쳐질 이 연주회에서 작품성, 비상업주의 같은 가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8~30일 일신홀. (02)3774_0212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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