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11%)이 일반 물가의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 분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향후 1∼2년 동안에는 물가 불안 국면이 장기화하고 가계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7.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나 급등했다. 이는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 2002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4.5%)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세가격 상승률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동향 조사의 전세가격 24개월(전세기간) 이동 평균치는 소비자물가에 포함된 전세가격과 비슷하다. 요컨대 최근 1년간의 전세가격 상승폭이 향후 1∼2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부분 반영돼 물가 불안을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지수 산정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6%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전세가격이 많이 뛰었다면 2년 정도 거치면서 순차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격을 낮추려면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물량으로 돌리거나 보금자리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동시다발적인 주택 재개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이뤄지도록 해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전세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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