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기에서 2010~11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 확정됐다. 1위 KT가 4위 동부를 꺾음에 따라 2위 전자랜드를 따돌리고 2003년 창단 후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 1~4위(KT 전자랜드 KCC 동부)가 모두 결정됐고, 남은 것은 5, 6위(삼성 LG, 공동 5위)뿐이다. 물론 삼성과 LG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미 확정했다.
MBC SPORTS+ 해설위원인 필자는 지난 10일 인천에서 벌어진 전자랜드-KT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1, 2위 팀의 맞대결이라 그런지 선수들의 긴장감, 벤치의 두뇌싸움, 팬들의 응원전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경기 후 필자 주변의 농구인들은 "모처럼 농구다운 농구를 봤다. 이런 명승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일부 팬들도 전화를 걸어 "농구대잔치 때 삼성-현대전을 보는 듯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렇지만 프로농구에서 지난 10일 전자랜드-KT전 같은 경기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시즌 막판에 접어든 요즘에는 더 그렇다. 아무래도 순위가 결정되다 보니 각 팀은 주전들보다 식스맨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물론 식스맨들도 이럴 때 코트에 서 봐야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는 절대 느슨한 플레이를 해서는 안 된다. 벤치는 식스맨들을 내보냈다고 해서 작전 지시를 대충대충 해서는 곤란하다.
프로농구의 관중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것도 프로야구처럼 100% 유료관중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농구는 보는 사람만 보는 '마니아 스포츠'로 위상이 격하됐다. 겨울 스포츠의 최고 자리도 배구에 빼앗겼는지도 모르겠다.
팬들은 냉정하다. 재미없는 경기를 보기 위해 금쪽같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심지어 TV 앞에 앉지도 않는다. 프로스포츠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없는 경기에 팬들의 사랑도 없다.
전 서울 SKㆍ 구리 금호생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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