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빅뱅'이 성사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왼손투수 류현진(24∙한화)과 김광현(23∙SK)이 15일 대전 시범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의 대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성근 SK 감독은 지난 12일 "김광현이 귀국했다. 15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시켜 4이닝 정도를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류현진의 SK전 등판은 예정된 수순이다. 40개가 한계 투구수다"고 말했다. 두 구단 관계자들도 특별한 '사고'만 없으면 15일 맞대결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정규시즌이나 시범경기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지난해 5월23일 대전에서 함께 선발로 예고됐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돼 '세기의 대결'을 펼칠 수 없었다. 번외 경기인 올스타전에서 맞붙은 게 전부. 지난해 7월 열린 올스타전에서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 두 선수는 그러나 제 실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이닝 3피안타 3실점, 김광현은 3분의1이닝 6피안타 6실점. 이번이 '구색'을 갖춘 최초의 맞대결인 셈이다.
그러나 시범경기 맞대결에서 '절실함'을 느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광현은 지난해 10월 갑작스런 안면근육마비 증세를 겪은 뒤 오랜 재활을 해왔다. 실전 등판은 스프링캠프에서 단 두 차례에 그쳤다. 류현진도 투구 수를 정해놓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만큼 전력투구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올시즌에는 두 선수가 제대로 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김 감독은 "부담이 덜한 시범경기에서 한 번 붙여보고 괜찮다 싶으면 맞대결을 하겠지…"라고 에둘러 말했고, 한 감독도 "시즌 때 맞붙는 것보다는 모두에게 부담이 덜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정규시즌에서 맞붙는 건 (타격과 수비에서)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한 발 물러섰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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