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의 참사 피해 규모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시킨 쓰나미는 도시는 물론 시민들마저 집어삼켰다.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미야기(宮城)현과 이와테(岩手)현에서는 1만명 이상이 연락 두절인 지역만도 4곳에 달하고 있다.
앞서 미야기현 다케우치 경찰본부장이 "미야기현에서만 1만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이 지역 게센누마(氣仙沼)시에선 14일까지 주민 7만5,700명 중 6만여명은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 곳은 쓰나미의 공격에다 화재까지 겹쳐 화불단행(禍不單行)의 대표적인 도시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통신과 접근도로가 모두 두절된 상태여서 희생자 규모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테현 오쓰치(大槌)에서도 인구 1만5,293명 가운데 1만여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곳은 이날 시신 1,000구가 발견된 미나미산리쿠(南三陸)와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와 함께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오쓰치에서는 피해대책을 진두에서 지휘해야 할 촌장(町長)과 공무원 상당수가 행방불명됐다. 지진 발생 당시 촌장을 포함한 공무원 약 60명은 청사 2층 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하다 갑자기 밀려 온 쓰나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층 높이 건물까지 쓰나미가 덮친 이곳은 원형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도심에 있던 도서관이나 주유소 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뒷산은 여전히 화염에 휩싸였지만 소방 기능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마을 곳곳에 세워진 대피소 26곳과 병원 등에 약 4,600명만 간신히 피신해 있으며, 시체 안치소가 마련된 중앙회관에는 시신이 계속 운반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촌장 대신 재해 대책 본부를 이끌고 있는 토우바이 부촌장은 "마을 주민이 얼마나 사망했는지 짐작할 수도 없지만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