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폭발하고 2호기도 폭발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사선 공포는 점점 더해지고 있다. 특히 3호기는 출력이 80만kW(킬로와트)로 1호기(50만kW)보다 커서 폭발과 함께 유출된 방사선량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던 미군 17명도 피폭됐다.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에 탑재한 헬리콥터 승무원으로 피폭량은 자연방사선량의 1개월분에 못 미치는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미군은 후쿠시마 원전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피하기 위해 원전 동북쪽 160㎞ 떨어진 해역에 있던 레이건호를 이동시켰다.
아직까지 원전 폭발사고로 인한 방사선 노출은 인체에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12일 1호기 폭발 후 시간당 방사선량은 약 1.2 mSv(밀리시버트), 일반인이 자연 상태에서 1년간 쪼이는 상한선(1mSv)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원전 종사자는 1년간 50mSv까지 허용되는 만큼 1mSv도 당장 위험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이 단기간에 안정화하지 않아 더 많은 방사선을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14일 오후 2호기도 냉각기능이 정지해 증기를 배출하고 해수를 주입하는 등 1, 3호기와 똑같은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아 추가폭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증기를 배출하면서 이미 방사성 기체도 유출되는 중이다. 이날 외벽이 붕괴된 3호기는 출력이 큰 만큼 1호기보다 더 많은 방사성 물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승숙 센터장은 "낮은 방사선량이라도 노출이 한두 달 지속된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사람에 따라 2, 3주일 이내에 면역력 저하, 빈혈,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뼛속 골수가 피폭으로 백혈구와 적혈구를 만드는 기능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은 옷을 갈아입고 생리식염수로 씻는 것으로 제거된다. 그런데 원전 1호기 폭발 당시 방사선에 피폭된 주민 중 3명은 현장에서 방사선 제거에 실패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임상무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핵의학과장은 "일차 조치 후에도 많은 양의 방사선이 측정된다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로 처방되는 약은 프루시안블루와 안정화요오드. 인체에 가장 위험한 방사성물질 세슘과 요오드를 각각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