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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비즈니스 외교" 해외 공관장들 경제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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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비즈니스 외교" 해외 공관장들 경제 열공

입력
2011.03.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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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전세계가 전쟁 중인데, 한국석유공사나 우리 정부가 부족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메이저들이 장악한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국내 민간 정유기업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10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무역아카데미 강의실. ‘국제 에너지 자원 확보 노력 현황 및 대응전략’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돌아가며 질문을 쏟아내자 강사는 진땀을 흘린다. 수업은 예정 시간을 20분이나 넘겨서야 끝이 났다. 강의를 진행한 장성진 한국석유공사 신규사업처장은 “지금껏 다른 곳에서 받아보지 못한 날카로운 질문에 애를 먹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 처장을 곤혹스럽게 한 학생들은 초임 공관장들. 32개 나라의 대사 및 총영사로 내정된 이들이 경제 공부 삼매경에 흠뻑 빠졌다.

한국무역협회가 ‘초임 해외 공관장 경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이번 교육은 외교통상부의 의뢰로 이뤄졌다. 석유를 비롯한 자원 확보, 녹색 산업 등 미래 먹거리 찾기 경쟁이 벌어지면서 해외 공관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지고 있는 만큼 말로 만이 아닌 실질적인 ‘비지니스 외교’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처음 마련됐다.

신임 공관장들은 1주일 동안 ▦세계 경제에서 한국경제의 위치 및 성장 요인 ▦무역 장벽 및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와 대응 방안 ▦글로벌 녹색 산업, 플랜트를 비롯한 해외건설 수주 지원 정책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4개 분야에 걸쳐 전문가들로부터 강의도 듣고 자체 토론도 벌였다.

참가자들은 강의가 만족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안호영 주 벨기에ㆍ유럽연합(EU) 대사 내정자는 “해외공관장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해외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과 현지 기업이나 구매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이라며 “특히 현지 네트워크 확보와 관련 법규나 제도에 대한 정보 파악이 아쉬운 중소기업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찬우 주 케냐대사 내정자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 원인과 그 경제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경식 주 쿠웨이트대사 내정자는 “우리가 많은 나라에 공적 원조(ODA)를 하고 있지만 무작정 ‘우리가 당신들을 돕는다’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한국과 해당 국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하자는 동반자의 시각으로 진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사무총장은 “한국 경제 전반을 두루 살필 수 있도록 강의 내용을 마련했다”며 “1주일 동안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플랜트 업계의 수출을 돕기 위한 방법 등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며 “교육은 계속 진행할 것이며, 교육 횟수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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