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에 파견된 한국의 긴급구조대 본진 100명이 14일 활동을 시작했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8시10분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공군 C-130 수송기 3대에 나눠 타고 일본으로 출발했다. 당초 13일 오후 11시30분께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외무성의 착륙 공항 통보가 늦어져 순연됐다.
수송기는 일찌감치 떴지만 구조현장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오전 11시께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구조대는 당초 지진 발생지에서 가까운 야마가타(山形)현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측이 기상조건과 안전 등의 이유로 목적지를 확정하지 못해 2, 3시간 지체했고 오후 2시57분에야 나리타를 이륙해 오후 4시 후쿠시마(福島) 공항에 착륙했다. 폭발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180㎞ 정도 떨어진 곳이다. 구조대는 다시 차량으로 옮겨 타고 지진과 해일 피해가 가장 심한 센다이(仙台)로 이동했다.
이날 파견된 구조대는 중앙119 구조단 소속 56명과 서울ㆍ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각 시도에서 선발한 대원 4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몰자 탐지장비와 발전기 등 각종 중장비를 갖추고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구조대에는 의료요원과 일본어 통역요원 각 6명이 포함돼 있고, 일본 정부와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외교통상부에서 인도지원과장 등 직원 2명을 별도로 파견했다.
구조대는 센다이를 중심으로 일본 동북부 일대에서 실종자 구조와 탐사, 안전평가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첫날 구조대는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피해현장을 둘러보며 향후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12일 해외 구조대 중 처음으로 현지에 도착한 구조대원 5명과 구조견 2마리 등 선발대도 본진에 합류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보통 구조대는 피로누적 등을 감안해 10일마다 교체하지만 현지 상황이 워낙 심각해 본진 1진의 활동기간이 좀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날 파견한 1진 외에 2진에 해당하는 100명의 구조대원을 추가로 편성해 일본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현지에 보낼 준비를 끝냈다. 또한 상황에 따라 3진, 4진을 계속 편성할 계획이다. 3만8,000여명의 소방대원 중 119 구조대원은 수천명에 달하는데, 해외구조 업무는 보통 경력 5년차 이상의 숙달된 대원이 수행한다. 공군도 이날 일본에 다녀온 3대를 포함해 C-130 수송기 5대를 상시 대기태세로 전환, 언제든 구조대 파견에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에 파견된 구조대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2008년 5월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 때 41명, 지난해 1월 아이티 대지진 때는 25명을 파견했다. 특히 구조대의 해외파견 시 그간 민항기를 이용해 왔지만 최근 군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고쳐 과거에 비해 신속한 파견이 가능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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