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냐, 정운찬 전 국무총리냐. 4월 27일 치러지는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한나라당 후보는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 전 총리가 15일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강 전 대표 쪽으로 교통정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아직은 모르는 일"이란 게 당내 중론이다.
어느 카드를 내놓을 것이냐를 놓고 여당 지도부도 제각각이다.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등은 "원칙대로, 순리대로 공천하면 된다"며 강 전 대표 쪽에 무게를 둔다. 반면 홍준표 최고위원은 "강재섭은 안 된다"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는 정 전 총리 카드를 약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두 가지 변수가 공천 향배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첫째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다. 물론 공식적으론 당청이 분리된 상황이므로 이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당 공천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취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당 안팎이 대통령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일희일비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진 전달자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운찬 전 총리를,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강재섭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를 두고 '여권 내 권력투쟁'이란 얘기도 나왔다. 정몽준 전 대표는 "재보선 공천을 놓고 권력투쟁으로 비치고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여권에서 힘겨루기를 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고, 청와대가 방향을 정해 밀고 당기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분당을 출마 여부다. 이와 관련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11,12일 리서치뷰 조사에 따르면 손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할 경우 정 전 총리에게는 지고, 강 전 대표에게는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총리의 경쟁력이 강 전 대표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대로라면 손 대표가 분당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한나라당에선 정 전 총리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물론 강 전 대표측은 "최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손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 강 전 대표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