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지진의 직격타를 맞고 자동정지한 일본 동북 연안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12일 1호기 폭발 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 약 200명이 피폭했고 반경 20㎞ 지역 주민이 긴급대피했다. 13일에는 3호기의 폭발 가능성도 제기돼 냉각수를 주입하는 등 정부가 긴급대처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일본 재난당국이 14일 후쿠시마 남쪽의 이바라키현 소재 도카이 원자력발전소(2호기)의 냉각펌프 작동도 중단됐다고 밝히는 등 방사능 공포는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36분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나 원전을 덮고 있는 지붕과 외벽 일부 콘크리트가 날아갔다. 사고를 전후해 원전 주변의 시간당 방사선 노출량은 연간 자연피폭량을 넘는 1.2밀리시버트(mSv)로 급상승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피난 범위를 당초 원전 반경 10㎞에서 20㎞로 확대했다. 일본 정부는 노심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해 해수를 부어 노심 온도 낮추기에 안간힘을 썼다. 일본 정부는 핵연료봉 피복재가 냉각수와 반응하면서 발생한 수소가 폭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1원전 3호기와 제2원전에서도 냉각수 문제로 추가 폭발이나 노심이 녹는 노심용융에 의한 방사선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제1원전 1, 3호기의 냉각수 수위가 연료 최상부보다 낮은 상태가 계속돼 노심 용융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도 노심이 녹아내려 파괴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상정해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8단계 사고척도 중 4단계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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