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의 기획과 평가, 미래예측 노하우를 배우려는 개발도상국들이 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1월 26일 말레이시아와 국가 연구개발(R&D) 평가시스템 구축에 대한 컨설팅 협약을 맺고 실무 협의를 위해 9~11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노리다 압둘 라만 말레이시아 첨단기술민관공사(MIGHT) 수석부사장은 “요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 과학기술계의 화두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며, 지금까지의 투자가 제대로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라며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일궈낸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KISTEP은 먼저 MIGHT가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의 위탁을 받아 진행하는 상업화 목적의 R&D 사업인 ‘테크노펀드’에 대한 시범평가를 6월 말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2011년 1월 말까지 계속되는 컨설팅에서 KISTEP은 15만 달러를 받게 된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에도 KISTEP에 국가 미래예측 계획 수립에 필요한 과학기술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컨설팅을 12만 달러에 의뢰했다.
강진원 KISTEP 글로벌협력실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부터 2년간 카자흐스탄의 과학기술정책 기본체계를 설계하는 컨설팅도 약 33만 달러 규모로 진행 중”이라며 “최근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과학기술 기획, 평가, 예측 관련 컨설팅을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또 “비교적 단기간에 과학기술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국제적 지위가 바뀐 우리나라가 개도국에게는 좋은 발전모델로 비춰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과거 개도국 지원은 단순 기부나 재정지원, 일방적인 전수교육 등에 머물렀다. 이준승 KISTEP 원장은 “지금은 개도국들이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서로 소통하는 컨설팅을 통해 과학기술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려는 분위기”라며 “이를 활용하면 개도국의 파트너로서 한국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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