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 간의 오랜 기다림이었다. 부산 KT가 2003년 창단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KT는 13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0~1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 87-67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매직넘버가 '2'였던 KT는 이날 2위 인천 전자랜드가 울산 모비스에 72-75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1위(39승13패)를 확정했다. 이로써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 4위 원주 동부-5위 팀의 승자와 맞붙게 됐다. KT의 종전 정규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의 2위(40승14패).
KT는 2009~10시즌을 앞두고 동부에서 3번이나 우승을 일궈낸 전창진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이와 함께 군에서 돌아온 조성민, 김도수가 합류하며 비교적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그래도 전문가들의 예상은 밝지 못했다. 송영진 박상오 조동현 박성운 등 전성기가 지났거나 이름값 없는 '그저 그런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 KT는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전창진 감독의 지도력과 한 발짝 더 뛰는 특유의 빠른 농구, 외국인선수 제스퍼 존슨의 맹활약 등이 어우러지며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한 박성오와 조성민은 이번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거듭나며 KT는 더 이상 '스타 없는 팀'이라는 이미지도 불식시켰다.
전창진 감독은 "동부에서 우승했을 때도 기뻤지만, 지금 KT에서의 우승은 정말 감동적이다"며 "존슨이 부상을 당했을 때는 정말 우승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선수들의 한 발짝 더 뛰는 노력으로 우승을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자랜드 경기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제대로 우승 세리머니를 못한 KT는 20일 부산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에서 정식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할 계획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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