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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원전 안전성 전면 재점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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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원전 안전성 전면 재점검을

입력
2011.03.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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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과 쓰나미로 괴멸적 피해를 당한 일본이 동북해안지역 원전의 잇단 사고로 설상가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세계 최고의 안전도를 자랑해온 일본 원전이 속수무책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기본적 신뢰까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엊그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폭발은 일단 원자로를 덮고 있는 격납용기 바깥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도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누출되고 방사선량이 급증해 후쿠시마 제1, 제2 원전 인근 주민 21만명이 대피하는 '원자력 긴급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폭발한 1호기 냉각시스템은 리히터 규모 6을 넘나드는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복구 여부가 불확실하다. 3호기에서도 냉각시스템 이상이 발생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폭발은 원전 안전성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진 빈발국이면서도 전국에 54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일본은 애초부터 리히터 규모 7.5~8.0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적용해 대지진에도 원전 구조가 파괴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지진으로 일부 원자로의 전원이 자동 차단된 후, 원자로 냉각수 공급용 비상전원이 작동하지 않은 것. 이 바람에 원자로 온도가 급등하면서 노심이 용해(melt down)됐고, 핵연료봉 구성물질인 지르코늄이 냉각수와 반응해 발생한 수소가 폭발했으니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무색해졌다.

천재지변 상황에서 안전성을 100% 담보하기 어렵다고 원전 자체를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본의 사고는 세계적 '원전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시스템의 안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고리(5기) 월성(4기) 영광(6기) 울진(6기) 등 현재 가동 중인 21개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 0.2g의 최대지반 가속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 내진구조뿐 아니라 비상상황에서 안전하게 가동을 중단시키는 시스템의 정상작동 여부도 극히 중요하다. 전면 점검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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