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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대지진 참화, 우리 일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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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대지진 참화, 우리 일로 생각하자

입력
2011.03.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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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東北) 지역을 중심으로 동일본 지역 전체를 뒤흔든 거대 지진의 참화는 바다 건너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가슴이 떨릴 정도다.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이번 지진은 대지진이 부를 수 있는 예상 가능한 모든 재난을 한꺼번에 몰고 왔다.

지각 파괴의 직접적 결과인 지진동으로 도로와 교량, 가옥 등 인공구조물이 힘없이 무너지고, 갈라지고, 뒤틀렸다. 바닷물이 내륙 깊숙이 밀고 들어와 도시와 촌락을 휩쓸고, 화재와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등 2차 재해도 잇따랐다.

사망자는 이미 2,000명을 넘었다. 지진과 해일피해가 집중된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나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 등에서 2만 명 이상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생명의 위협을 피한 사람들도 곳곳에 고립된 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학교와 체육관 등에 마련된 피난소에서 지내고 있다. 교통과 통신이 끊기고, 전기와 가스,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데 따른 생활의 불편까지, 일본은 한바탕 큰 전쟁에 휘말린 모습이다.

우리는 이번 지진에서 인간의 예측과 대비를 조롱하는 듯한 자연의 무서움을 똑똑히 확인했다. 잦은 지진에 시달려온 일본은 세계 정상의 대비태세를 갖춘 나라다. 특히 6,400여 목숨을 앗은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 이후 일본의 내진대책은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그런 노력도 워낙 거대한 규모의 지진과 그에 따른 해일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11일 오후의 첫 지진 이후 동일본 해안과 내륙지역을 잇따라 흔든 지진은 말이 여진이지, 하나하나가 별도의 지진으로 꼽더라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규모였다. 일본 기상청 기준 진도 5 이상의 진동이 도쿄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을 흔들었다.

그러나 풀뿌리 단계까지 정착한 대응자세가 그나마 지진 피해를 많이 줄였다. 원전 관리시스템의 부실이 드러난 것을 빼면, 지진 이후 일본이 보인 대응태세는 놀랍고 부러울 정도였다. 지진 직후 해일 경보와 피난 권고가 내려지고, 30분 만에 정부 긴급재해대책본부가 만들어져 자위대 구조 활동 지원 등의 지시가 내려졌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당국의 지시나 권고에 차분하게 따름으로써 2차 피해를 스스로 줄이는 주민들의 자세가 인상적이다.

이번 참화에 위로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조속한 복구를 희망한다. 정부와 민간이 이웃나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구조ㆍ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이번 지진을 자연재해 대책의 재점검과 정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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