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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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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뇌

입력
2011.03.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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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약이란 게 있단다. 아이를 똘똘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란다. 정체가 뭘까 궁금하던 차에 최근 만난 한 과학자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이에게 처방하는 약이라고 일러줬다. ADHD 아이의 인지능력이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주려고 만든 약을 멀쩡한 아이에게 공부 잘 하라고 먹인다는 게다. 극히 일부 엄마들 얘기겠지만 과학자들은 하나같이 약으로 아이의 뇌 기능을 좌지우지하겠다 생각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사진처럼 찍어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대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거나, 잠을 자거나, 일을 할 때 뇌영상기기로 머리를 스캔해 뇌 속 어느 영역이 활성화하는지를 보고 그 사람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낸다. 광고 속 모델에게 마음이 끌렸다면 감정영역이, 별다른 생각 없이 광고를 보기만 했다면 시각영역이 빛날 테니까. 뇌영상기기가 거짓말탐지기 같은 기능까지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뇌가 몸 전체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니까 뇌영상을 분석하면 어떤 질병이 생길지 미리 알아내 예방할 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 뇌과학이 악용될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 뇌를 찍어 어떤 특성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 그 아이의 미래를 예단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뇌 구조가 범죄를 저지른 사이코패스들과 비슷하다면 그 아이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예비 범죄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 이른바 ‘신경결정론’이다.

인간 유전자를 이루는 염기서열이 모두 밝혀진 2000년대 초반 유전자로 아이의 미래를 점치는 ‘유전자결정론’이 사회를 뒤흔들었다. 유전자만 들여다보면 공부 잘 할 아이, 문제아가 될 아이, 성격이 소심할 아이가 다 보이는 듯했다. 돈만 내면 아이 유전자를 분석해준다는 회사들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아이의 지능이나 성격 형성에 유전자뿐 아니라 환경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를 제한하는 법도 만들어졌다. 최경석(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운영위원)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전자가 인생의 전부가 아닌 것처럼 뇌도 마찬가지”라며 “신경결정론의 위험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신경윤리학’이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늘부터 21일까지는 세계 약 60개 국이 함께 뇌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세계 뇌 주간’이다. 신경윤리의 필요성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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